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‘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’는 말을 들어봤을 것입니다.
UC어바인은 2018년
“적당한 음주와 커피를 즐긴 노인들이 더 장수하는 경향이 있다"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.
과연 알코올은 정말 건강에 유익할 수 있는 것일까?
우선 ‘적당한 음주’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 걸까?
미국국립보건원(NIH)은 알코올 14g을 표준 1잔으로 규정하고 있고,
일주일에 2~8잔을 섭취하는 것을 ‘적당한 음주’로 봅니다.
이 기준에 따르면 도수 18도의 소주 한 병(360ml)은 약 4잔으로 볼 수 있습니다.
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성인은 평균적으로 한 주에 5잔 정도(65.5g)를 마십니다.
박상민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“알코올은 질병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"고 말합니다.
박 교수에 따르면 심장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한두잔의 알코올 섭취는 어느 정도 혈관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.
한편 알코올이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는 질환도 있습니다.
유방암, 대장암, 위암 같은 경우 술 한두잔만으로도 발병 위험도가 증가합니다.
박 교수는 “만약 암 경험자라면 술을 조금이라도 마실 경우 다른 부위의 암 발생 위험도까지 올라간다"고 경고했습니다.
하지만 ‘적당한 음주’는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.
인하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연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
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적정량을 마시는 사람이 우울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이 교수팀은 성인남녀 5399명(남 2350명, 여 3049명)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량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.
연구대상을 저음주 그룹(주 0~2잔 미만 섭취), 적정 음주 그룹(주 2~8잔 미만 섭취),
문제 음주 그룹(주 8잔 이상 섭취) 등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.
연구팀은 최근 1년 동안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
절망감 등을 느꼈다면 우울감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.
문제 음주 그룹은 저음주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를 1.4배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반면 적정 음주 그룹이 우울감에 빠질 가능성은 저음주 그룹의 0.9배로, 오히려 낮았습니다.
이 교수팀은 “적당한 음주가 삶의 질을 높이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"며
“공황장애 같은 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"고 말했습니다.
알코올 의존은 정신 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만,
하루 1~2잔의 음주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건강에 유익한 것입니다.
UC어바인의 연구에서 적당한 음주를 즐긴 노인들이 더 장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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